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대표 직격 인터뷰
자바 라이선스 비용 논란은 ‘오해’…상대적으로 저렴
x86 서버시장 이제 막 진입…올해 성장 동력으로 올인
아태 서비스본부 한국으로…본사 기여도 5%로 높일 것
최근 경력직 모집 진행 중…10% 늘린 40여명 뽑을 듯


sun_1.jpg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한국썬)의 요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썬은 지난 해 싱가포르에 있던 아태지역 서비스 본부를 한국으로 옮겨 오는데 성공했다. 자바(Java) 라이선스 비용 논란으로 한 때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IT 업계의 평균 성장률인 5%를 훨씬 넘어 13.5%를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일하기 좋은 기업 운영사무국으로부터 '2007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본사의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첫 신입사원 채용에 이어 올 초부터는 유래 없는 대규모 경력직 채용에 나선 상태다. 게다가 미국 본사에서 10억 달러에 세계적인 오픈소스 기업 마이SQL을 인수, 데이터베이스 시장까지 뛰어들면서 사업 영역이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달 말 유원식 대표이사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썬의 사업 방향과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자바’ 플랫폼 및 주력 사업 전망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모든 IT 기기에 자바를”…로열티 논란은 오해

자바FX와 자바FX 모바일 등 차세대 전략에 대해 한국썬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실버라이트 등을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소프트(MS)나 플래시/AIR 등을 중심으로 한 어도비(Adobe)가 활발히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것에 반해, 차세대 플랫폼인 자바FX는 실질적인 실체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유원식 대표는 “한국썬이 자바에 더 많이 투자하고 싶은데 경쟁사들처럼 여유가 많지는 않다”며 “MS 등 초대형 기업들에 비해서는 절대 양은 적지만, 관련 커뮤니티나 개발자 지원에 들어가는 투입 비용의 비율은 경쟁사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썬은 자바에 대한 애착이 워낙 높다”며 “요즘 청년 실업이 많은데, ‘자바’만 잘하면 취직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이러한 까닭에 대해 그는 “자바 관련 전문가를 선발하려면 인재가 정말 부족하다”며 “회사 내에서도 자바 기술자에 대해 대우를 특별히 더 잘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쪽에서는 젊은이들이 취직난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자바’라면 개발자 비전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기기에 자바를 탑재해 ‘자바 인에이블러(Java-Enabler)’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난 해 일부 언론을 통해 불거진 자바 모바일 로열티 논란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유 대표는 “기본적으로 썬의 라이선스 정책은 공개를 지향하기 때문에 SW로 큰 수익을 내겠다는 입장이 아니다”며 “(한국의 경우 다른 국가에 비해) 라이선스 비용을 충분히 받고 있지 않다. 한국의 라이선스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도 싼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원식 대표는 “자바 관련 사업은 썬의 핵심 비즈니스”라며 “휴대폰이 궁극 목적이 아니라, 미래 자동차에도, 냉장고에도, 집에서 보는 케이블 TV 셋톱박스에도 자바가 들어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모바일 라이선스 때문에 공연히 편견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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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국대에 개설한 ‘솔라리스’ 운영체제 강의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윈도나 리눅스 쪽으로 쏠리는 상황에서 ‘오픈소스 운영체제’로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솔라리스가 ‘무거운 유닉스’이고, 리눅스나 MS 윈도보다는 조금 무겁다고 인정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IT 시장에서 살아남을 운영체제는 솔라리스, 윈도, 리눅스 3가지 밖에 없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 세 가지가 시장에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빅3 룰’을 믿는다”고 했다. 모든 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3대 메이저 기업으로 재편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유대표는 “실제로 유닉스 운영체제는 업계에서 추가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IBM, HP 등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는다”며 “이미 경쟁사인 델이 솔라리스를 채택했고, 인텔도 솔라리스에 더 투자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이제는 ‘경쟁’의 개념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현재 오픈 솔라리스는 900만 사용자가 내려 받는 등 나름대로 인지도를 넓히며 잰걸음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솔라리스를 보다 가볍게 개선해 최소한의 서비스 비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력직 40여명+a 채용…본사 기여도 5% 달성 목표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궁금해 할 경력직 대규모 채용에 대해 질문이 이어졌다. 채용인원은 전체 직원 400명의 약 10% 수준인 40명 정도다. 우수한 인재가 있으면 더 뽑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유원식 대표는 “한국 썬의 경우 지난해의 경우 실제 성장률이 13.5%에 달하면서 본사에서도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을 인정해 준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경력직의 경우 대부분 수시 채용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번에 본사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력직의 경우 인터뷰가 진행됐거나 이미 입사가 확정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표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본사로부터 중요한 지역으로 인정받는 것이 큰 기쁨”이라며 “개인적인 목표는 한국 매출 비중을 전 세계 썬 매출의 5% 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썬은 약 2.5%를 기록하고 있고, 국내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들의 평균은 2%가 채 안 된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 매출 규모로 볼 때 빈약한 수준이라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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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국썬은 매출 비중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는 복안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유원식 대표는 “인력을 보강하는 프로그램을 ‘고 빅(Go Big)’ 프로젝트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해 기존 시스템 시장 보다는 아직 시장에 진입한 적이 없었던 x86 시장에서 두 자리 점유율을 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엔진으로 기존 유닉스 중심 시장에서 인텔 기반의 시장으로 점차 옮겨 가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인텔과 손을 잡은 한국썬의 x86 서버 시장 점유율은 약 3% 수준이다.

이 밖에도 소프트웨어 부분의 경우 자바 라이선스나 마이SQL 등을 통해 관련 시장 점유율을 늘려 갈 계획을 세웠다. 그는 “소프트웨어 자체만으로는 매출이 크다고 볼 수 없지만, 소프트웨어는 서비스에 묻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전략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썬은 특히 오픈소스 정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팔아서 많이 남긴다는 생각은 없다”고도 했다.

최근 본사에서 마이SQL을 인수하고 데이터베이스 시장에 진입한 것도 ‘고객 확보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유 대표는 “결국은 인터넷 기반의 사업이 활성화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핵심 기업인 구글이나 NHN 등이 마이SQL을 쓰고 있다는 것은 업계 메이저 회사를 고객으로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객이 있으면 ‘부대 사업’은 따라온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구체적인 본사 지침은 없으나, 오는 4~5월 쯤에 확정되면 그 동안 일본 지사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마이SQL 국내사업 방식이 바뀌게 될 전망이다.

◆인텔 서버 판매 전략은 ‘x86+솔라리스’

sun_3.jpg그렇다면 한국썬은 x86 서버를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내 놓고 있을까. 유원식 대표는 “유닉스 시장은 1년에 6억 달러 규모이고, x86 시장은 4억 달러 규모 정도로 추정된다”며 “이제 2~3%를 차지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유닉스 서버처럼 시장 점유율 확대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두 시장은 약 20% 정도는 겹친다고 본다. 예를 들어 보급형 유닉스와 고급형 x86의 경우 상당히 겹친다”며 “기존 유닉스 고객에게 ‘x86+솔라리스’를 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솔라리스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의 선택 폭이 확대되는 것이다. 유 대표는 또 “x86 서버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판매망(채널) 유지가 필요하다”며 “수익구조 및 유통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80테라플롭스 급 KISTI 슈퍼컴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유 대표는 “슈퍼컴퓨터 시장 전 세계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국가간 경쟁력 차이는 누가 더 슈퍼컴퓨터를 잘 다루는가에 달려 있다”며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차원의 경쟁이기 때문에, 한국이 중국이나 인도 투자 속도에 비해서는 좀 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슈퍼컴퓨터가 연구소 시뮬레이션 수요만 제한적으로 있었는데, 지금은 일반 기업들도 자동차 시뮬레이션이나 금융권 파생상품 분석 등에서 원하고 있다”며 “슈퍼컴퓨터가 필요한 한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공개한 이동식 데이터센터 ‘블랙박스’에 대해서 그는 “아직 국내에서 실제 팔린 적은 없다”며 “앞으로도 블랙박스가 회사에 큰 매출 기여를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센터가 필요한데 주변 환경이 열악한 경우, 일반 기업들이 1,2차 백업을 넘어 ‘3차 백업’을 위해 데이터센터를 세워야 할 경우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원식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에서 “썬은 닷컴 때 크게 성장했지만,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2002~2003년에는 피해도 많이 본 회사”라며 “그러나 이제는 모든 면에서 정상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기술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제는 고객이 원하면 경쟁사와도 손을 잡아야 하는 것이 시장 현실”이라며 “따라서 이 시장에서는 기업 직원들이 신의를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인터넷뉴스부 서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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