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전 2008 행사를 통털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행사는 '전시장(Exhibit Hall)'에서 진행되었다. 주관사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스폰서들이 차린 전시부스에서 신제품과 신기술을 만나볼 수 있어 참관객들의 호응이 제일 좋았다.
특히 그래픽카드와 메인보드를 비롯해 파워서플라이, 케이스 등 PC 시스템을 꾸미는 다양한 주변기기를 한데 만나볼 수 있음은 물론이고, 비주얼 산업을 주름잡는 최신 기술까지 참관객들이 모두 접할 수 있었다. 또 다양한 이벤트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전시장은 총 여덟 구획으로 나뉘어져 각각의 테마에 맞는 전시 주제가 다뤄졌다. 이벤트가 열렸던 '스테이지'가 프로그램에 따라 가장 북적였던 곳이었다. 스폰서들이 각각 시간을 맡아 경품을 뿌리는 것부터, 유명 인사가 찾아와 싸인회를 한다거나, 오버클럭 또는 케이스 튜닝 강연을 하는 등 쉼 없이 프로그램이 이어진 곳이 '스테이지'였다.
이머징 테크놀러지와 엔터테인먼트 구획은 컨슈머 보다는 커머스 성격이 강한 곳이었으며, 디지털 이미징과 사이언스 & 테크놀러지, 게이밍, 게이밍 파빌리온 등은 일반 참관객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오보모티브는 자동차 메이커인 마세라티와 아우디를 필두로 다임러 등 주요 기업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뽐냈다.
한도 끝도 없는 '튜닝의 세계'

PC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오버클럭'은 동경의 대상이다. 바이오스를 조작하거나 공랭쿨러 바꿔가며 오버클럭 해보는 정도는 PC 조립에 손을 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본 경험이다. 그런데 엔비전에서는 위험천만한 '익스트림 오버클럭'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질소냉각을 통한 오버클럭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부스에 자리잡고 있었다.


냉장고 부품을 활용한 오버클럭도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질소냉각이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그래픽카드까지 모두 다 식히는 형태였다면, 이 케이스는 프로세서에 찬 공기를 집중시키는 형태로 꾸며진 경우였다. 그래픽카드 등 시스템 냉각까지는 커버할 수 없겠지만, 액체질소에 비해서는 안전해 보였다.




기상천외한 오버클럭을 보다 오면 일순 '평범해' 보이는 오버클럭 시스템도 여럿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경우는 케이스 튜닝도 한 '멋'을 함에 따라, 나름대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EVGA, HP, 써멀테이크社 등이 출품한 튜닝 케이스는 쿨링 매카니즘과 별도로 그 멋스러운 디자인 때문에 인기가 좋았다.


오버클럭이나 케이스 모딩과는 또 다른 세계겠지만, 레이싱 게임에 최적화시킨 솔루션도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트리플헤드를 통해 중앙과 좌우 화면을 보면서 주행하는 것은 레이싱 게임 팬들에게 하나의 꿈과도 같은 일. 거기다 자동차 시트 처럼 편히 앉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주변기기는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발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자동차도 컴퓨팅의 일부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오토모티브' 부스에는 마세라티와 아우디가 직접 차량을 전시했다. 차량은 오픈되어 있어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참관객들이 시승해볼 수 있었다. 이 두 회사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콘솔 등 차량 제어 장치 부분에 엔비디아 기술에 기반한 인터페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에 접목시키고 있다.
'차량 설계'가 아닌, 운행 보조용 애플리케이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대개 차량과 컴퓨터를 엮는 경우는 CAD/CAM 처럼 설계와 관련된 경우가 주를 이뤘으나, 이번 엔비전 2008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네비게이션, 차량 유지 등 운행 보조 애플리케이션과 관련된 것이 더 많았다. 되려 차량설계와 관련된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우디 S5를 통해 현재 아우디가 채택하고 있는 인터페이스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아우디가 개발하고 있는 최신 조작방식을 시뮬레이션 형태로 체험해볼 수 있었다. 특히 아우디는 'MMXI'를 선보였는데, 이를 통하면 운전자가 핸들 옆에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네비게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직관적인 주행이 가능해진 셈이다.

마세라티와 아우디가 차량을 전시해 많은 사람들의 체험을 이끌었다면 다임러는 후면카메라 등에 접목해 쓸 수 있는 '센서'를 주요 아이템으로 공개했다. 후진이나 회전을 할 때 영상 외에 움직임을 센서를 인식해 경고음을 발생시키거나 운행을 멈추는 용도로 쓸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런 분야에서도 엔비디아의 솔루션이 쓰이고 있다.
컨슈머용 애플리케이션은 MS와 EA가 양분


엔비전 2008에서 '게임'은 지포스 랜파티와 ESWC가 맡은 분야인 탓에 전시 그 자체에서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 전시장에서 게임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은 게이밍 구획과 게이밍 파빌리온 구획이었는데, 가장 눈에 띄게 게임을 전진배치한 곳은 MS와 EA였다.
그런데 MS는 게임은 플레이 정도로 국한시키고, 주요 인력을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다뤄졌던 '포토신스'와 닷넷 기반 애플리케이션인 '익스프레션 스튜디오 2'에 주로 배치했다. 다른 곳과 다르게 참관객과 즉석에서 토론을 벌이는 등, MS 마음은 게임과는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는 '사이드와인더 X6' 게이밍 키보드와 '사이드와인더 X5' 게이밍 마우스 등 두 종류였다. 사이드와인더 X6 게이밍 키보드는 넘록 패드를 좌우에 취향대로 맞춰 쓸 수 있는 제품으로 지난 8월 중순에 공개된 바 있다.
사이드와인더 X5 게이밍 마우스는 연초에 출시된 사이드와인더 게이밍 마우스의 보급형 버전으로 전체적인 프레임과 물성은 기존 모델의 특성을 계승하면서 잘 쓰이지 않는 매크로 버튼 등을 제거해 단가절감을 이룬 케이스다.


EA는 '스포어'와 '크라이시스 워헤드'를 대표선수로 내세웠다. 스포어는 생명체를 창조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심 시리즈로 유명한 맥시스가 제작을 맡았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게임이다. '크라이시스 워헤드'는 전작의 이름을 잇는 스탠드얼론 타입 게임 패키지로, 앞서 나왔던 내용과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 게이머들의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이다.
메모리강국은 역시 '한국'

행사 스폰서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으나, 당당히 컨벤션 센터 중앙에 로고를 내세운 기업이 하나 있었다. 엔비디아와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고 그래픽 메모리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바로 그 곳으로, 전시장 한 켠에 자사 메모리 제품군을 전시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에서는 GDDR 메모리 외에 DDR3-1800 데스크톱 메모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였다. 단순히 클럭만 논하자면 무난한 하이엔드 메모리 정도로 볼 수 있겠으나, 용량이 무려 '16GB'에 이르러 이목을 집중시킨 경우다. 64비트 운영체제를 쓴다면 밤에 잠을 못 잘 사양.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최근 64비트 운영체제 보급으로 인해 관심이 잔뜩 늘어난 8GB 메모리 모듈을 집중 전시했다. 또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 집적되는 GDDR 메모리도 GDDR1, GDDR3, GDDR5 규격을 두루 선보였다. 특히 GDDR5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에서 채택될 것으로 소문 난 것이다보니, 메모리 대역폭에 민감한 CUDA 개발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 처럼 데스크톱 메모리를 전진배치하지 않고, 현재 엔비디아와 ATI 등 그래픽카드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는 칩을 전시하는 형태로 부스를 꾸몄다. 이 외에도 하이닉스 메모리를 집적한 그래픽카드로 레이싱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참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주목할 만한 新기술

3dmx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선보인 3D 디스플레이는 별도의 3D 안경 없이 직접 눈으로 3D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솔루션이다. 평면 화면 내에서 각각의 레이어가 뚜렷하게 구분되어 보이는 재미있는 디스플레이 기기인데, 3D 시네마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눈이 적응이 되지않아 발생하는 눈의 피로가 문제라면 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따로 액세사리가 필요없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소프트 키네틱은 카메라를 통해 대상 물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캐치하는 솔루션을 전시했다. 인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좌표에 따라 정보를 수집해 화면에 모션캡처를 한 것과 같은 데이터 수집과 모니터링을 구현한다. 별도의 센서를 붙여 모션캡처를 하기 애매한 경우나 불특정한 상황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자 할 때 유용해 보인다.

엔비전 2008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터치기술이 한 세션으로 다뤄지긴 했으나, 엣지3社가 선보인 인터페이스도 이에 비견할만 했다. 카메라를 통해 대상의 움직임을 파악해 허공에서 맨손으로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을 다룰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마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센싱 감도가 낮게 느껴진다는 것이 흠이긴 하나, 잘 다듬으면 공상과학영화를 실현시킬 기술이다.
서비스~ 서비스~


전시장 안쪽에 자리 잡은 스테이지는 경품 추첨과 강연 등으로 항상 떠들썩했다. 특히 스폰서들이 자사를 대표하는 제품들을 제비뽑기나 간단한 이벤트를 통해 살포하다보니,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아니 갈 수가 없었다.
이 외에도 디스커버리채널의 인기 프로그램인 '미스 버스터스(Myth Busters)'의 주요 출연자인 제이미 헤인맨과 아담 세비지의 싸인회 현장도 볼 수 있었다. 매일같이 당일 키노트에 참여했거나 할 유명인사가 나와 참관객과 직접적인 만남을 가졌다.

'엔비전 2008'은 비주얼 산업을 관통하는 컨퍼런스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져 다소 무겁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위에서 전시장 풍경을 통해서 알 수 있듯, '대중성'이 딱히 부족하다고는 할 수 없는 행사였다. 색다른 전시품도 여럿 있었고, 연계된 행사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벤트도 풍성한 편이어서 하나하나 챙기자면 하루가 부족했다.
2009년에도 엔비디아가 행사를 이어간다고 하니, 프로페셔널 세션이 아니더라도 엔비디아와 협력사들의 제품군들이 궁금하다면 체크해볼 만한 가치는 있어 보인다. 다만 행사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벗어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 난관이긴 하다. 미국 국민들이 혜택을 볼 수밖에 없는 행사라는 점이 걸리지만,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다면 내년을 기약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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